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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 공포 1화  


토크박스 > 사는 얘기 > 공포.무서운토크 >
작성자 : 대령 섹시한병아리 (IP : 59.20.***.***) 관심: 0   조회: 877   날짜: 2015. 08. 24. 22: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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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남자의 서글픈 여름밤 어두운 거리를 홀로 걷는다는 것은 정말로 쓸쓸한 일이다. 더욱이 오늘 같이 특별한 날에는 더욱.... 사람들은 휴가철인 요즈음에 괜히 들떠 있 게 된다. 물론 찌는 듯한 여름이야 싫겠지만 피서다 여행이다해서 왠지 즐겁고 흥분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나처럼 외롭고 지친 자에게는 이런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더욱이 일년만에야 겨우 집으로 향하는 나로서는... "안녕하세요?" 처음 보는 얼굴이 내게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나는 다소 놀라 그를 쳐 다보았다. "저를... 아시나요?" "아뇨. 오늘 처음 뵙죠. 그러나 느낌으로 알 수 있죠. 저와 같은 처지라 는 걸..." "같은 처지라고요?" 그는 씁쓸하게 웃으며 내게 말했다. "어두운 밤에... 쳐진 어깨... 외로운 눈빛... 훗. 저와 같잖아요?" 나는 그의 행색을 보고 고개를 끄떡였다. "그렇군요. 저도 반갑네요." 그는 손을 내밀어 나와 악수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나는 손을 내밀지 않 았다. 어차피 지금의 나로서는 악수라든가 누군가를 알게 된다는 것은 사치일 뿐이었으니... "허허. 악수를 거부하시네요? 뭐, 어쨌든 상관 없지만..." "전 가봐야 할 곳이 있거든요? 그럼 이만..." 나는 추근대는 그를 한시라도 빨리 떼어놓고 집으로 가고자 그의 말을 매정하게 받아 넘기고 가던 발걸음을 재촉했다. "자... 잠깐만요." "전... 바쁘답니다. 오늘이 아니면 아내를 만날 기회도 없고... 내일이면 다시 또..." "하. 하. 하. 저도 마찬가지예요. 내일이면 이렇게 얘기라도 나눌 기회가 없죠." 그의 알 수 없는 말에 다소 호기심이 들어 물었다. "그래요? 그러면 댁은 지금 어디를 가시던 길이었는데요?" "글쎄요... 흠... 괜찮으시다면 당신이나 따라다녀 볼까요?" "저를 귀찮게만 하지 않는다면 따라다니는 건 별 상관이 없읍니다만..." 그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귀찮게는 안 합니다. 걱정마세요." "그러면 마음대로 하세요." 나는 성큼, 성큼 그의 앞을 지나 집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는 아무말 없이 내 뒤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따라오던 그가 이윽고 말을 건냈다. "집으로 가시는 거죠? 꽤 머네요?" "귀찮게 안 하신다고 하시고는...." "뭐, 이정도가 귀찮게 하는 건가요? 그냥 걸어가는 것이 심심하니 말동 무나 하자는 거지..." 그의 넉살 좋은 표정에 괜히 웃음이 흘러 나왔다. "그래요...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그런데... 집에 가서 뭐하시게요?" "뭐하다니요? 아내를 보러 가는 거죠." 그는 피식 웃으며 그후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도 어서 빨리 날 이 새기 전에 아내의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에 그에 대해 별 신경을 쓰 지 않고 걷기만 했다. 마침내 집이 있는 동네 어귀에 들어서자 왠지 모 를 흥분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미처 집사람을 보지 못했죠..." "그렇군요." "예... 올해는 아내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무척 기쁩니다." "당연히 그러셔야죠. 어려운 발걸음을 하시는데." 나는 뭐든 다 알고 있다는 듯한 그의 태도가 조금은 마음에 들지 않았 다. 하지만 바로 저 앞에 내가 사랑하는 아내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생 각을 하니 왠지 모를 기쁨에 마음이 들떴다. "아직도 저를 사랑하고 있을 지... 그것도 궁금하고요. 또..." "어서 갑시다. 가서 확인해 보면 알테니..." 그의 말이 아니었더라도 나는 다리에 힘을 주어 속도를 더했다. 이윽고 나의 집에 도착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일년 전과 별반 다를게 없어보 였다. 갑자기 마음이 푸근해지며 왠지 모르게 가슴이 저려왔다. 한참 동안을 마당에 서있다가 천천히 창문 쪽으로 다가가 방안을 들여다 보았다. "계시나요? 안사람되시는 분이..." "예... 있어요. 아내가 고요히 잠자고 있군요. 아, 여보..."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를 '툭, 툭' 쳤다. "불러봐도... 소용이 없는 거 아시잖아요? 더구나... 당신이나 나같은 영혼들을 살아있는 사람들이 봤다가는..." 나는 그를 한번 쳐다보았다.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한줄기 흘러 내렸다. "잘... 알아요. 저도... 다만, 지금 아내를 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 할 뿐이죠." 온 몸에서 힘이 빠지며 바닥에 털석 주저 앉았다. 그는 다정스럽게 내 곁에 따라 앉더니 물었다. "오늘이 당신의 제삿날인가 보죠?" 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작년 오늘 사형을 당했죠. 죄목은 살인과 사체유기였고... 복역 중에 아 내의 얼굴을 한번이라도 보고 싶은 마음에 탈옥을 했었는데... 마침 집에 아내가 없어 만나 보지도 못하고... 아내를 마냥 기다리다가 그만... 다시 잡혀서... 훗... 다음 날로 형이 집행되더군요." "그러셨군요. 그런데 왜 살인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지만 허탈한 마음에 그에게 털어놓았다. "저는 무척 외롭게 자랐어요. 그러다가 천사같은 윤미를 만나 사랑을 하 게 되었고..." 그는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방안에서 주무시고 계시는..." "예... 결혼을 하고나서 제 인생은 행복의 나날이었죠. 사랑하는 윤미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다짐을 하며 살았는데... 그... 그 런데 어느날... 흑... 흑..." 그는 울먹이는 내 얼굴을 유심히 살펴보다가 말했다. "말씀하기 괴로우면 하지 마세요." "아... 아무튼... 저는 억울해요. 사실..."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약간 얼굴을 찡그리더니 갑자기 거친 말투 로 나를 나무라듯 내뱉었다. "사람이 죽었다는 것에는... 어떠한 변명도 필요 없는 거죠. 설사 당신이 모든 것을 잘했다 하더라도..." "그... 거야 그렇죠." 그의 느닷없는 얘기에 나는 다소 움찔할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이사람 은 누구기에 이렇게까지 과민 반응을 보이는가 하는 의문과 함께... 그도 내 기분을 알아 차린 듯이 잠시 나를 응시하다가 중얼거렸다. "죄송... 하군요. 같은 처지에... 제가 너무 심하게 말한 것 같아서..." 대충 짐작이 갔다. 그가 어떠한 일로 억울하게 죽었을 것이라는... 내 예 감대로 그는 고개를 두어번 흔들더니 말을 이었다. "사실.. 저도 억울하게 죽음을 당해서... 당신이 말한 내용이 무척 귀에 거슬리더군요... 그래서..." "짐작은 했었습니다만... 어떤 이유로...?" 그는 한숨을 깊게 쉬더니 눈에 눈물까지 글썽이며 말을 이었다. "작년 이맘때였죠. 무더운 날씨에 도저히 잠을 이루지 못하겠더라고요. 바람이라도 쏘일까하고 자정이 넘어서 집 앞에 있는 강가로 나왔죠. 집 에서 뒹구는 것보다는 한결 시원하더군요. 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강둑, 어두운 다리 밑에서 여자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려오 는 거였어요. 주위에는 나같이 더위를 피해 나온 사람들이 몇명 있었는 데도... 아무도 그 비명소리에 신경을 쓰지 않더군요. 저는 호기심 반 의협심 반으로 그 곳으로 뛰어갔죠. 막상 그곳에 가보니... 왠 젊은 여자가 깡패같이 생긴 남자 한명한테 당하고 있는 거였어요." "당하고... 있었다면...?" 내 물음에 그는 힘없이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그녀가 입은 짧은 반바지는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고... 하얀 면티는 반정도 찢겨 나가 있었죠." "대충 무슨 말씀이신지는... 알겠네요." "저는 이것저것 생각할 틈도 없이 그 남자에게 달려들었죠. 여자는 계속 해서 비명을 지르며 울고 있었고... 한참을 뒹구르는데 그 남자가 바지 춤에서 뭔가 번쩍이는 것을 꺼내는가 싶더니 제 가슴께에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 밀려들면서... 결국..." "후우~" 나는 어이없이 죽음을 당한 그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어찌됐거나... 저는 그 자리에서 즉사를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예? 알고 보니... 라뇨?" "우습게도... 그 남자와 여자는 연인사이였어요. 그날 그들은 사랑행위를 하다가 사소한 시비가 붙어 싸움을 하고 있던거죠." "저... 저런..." "아무튼... 한동안 당황해하던 그들은 죽어버린 저를 끌고가 강물에 던져 버렸어요. 제 시신은 삼일이나 지난 후에 그곳에서 1킬로미터나 떨어진 시궁창에서 발견됐고..." "세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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